간편식을 '국내용으로 만든 뒤 수출'하던 공식이 바뀌고 있어요. 풀무원이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설계한 냉동 간편식 'K-원볼밀'을 내놨어요. 한식 고추장·간장 비빔밥, 잡채, 짜장면 네 종류로, 세계에서 통하는 '한 그릇(원 보울)' 포맷에 한식을 담았어요.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일본·유럽을 함께 겨냥하는데, 지난해 미주 매출이 737억 원으로 최근 5년 연평균 14.9%씩 큰 흐름을 이어가려는 포석이에요.
설계 자체가 수출을 향해 있어요. 냉동으로 보관하다 전자레인지에 4~6분만 돌리면 완성되도록 맞췄고, 포장엔 QR코드를 넣어 현지 소비자가 조리법과 한식 정보를 바로 볼 수 있게 했어요. 이미 지난 3월 미국 애너하임 자연식품박람회에 선보여 바이어 반응을 확인했고, 지금 현지 주요 유통사와 입점을 논의하고 있어요. 낯선 시장의 소비자가 헤매지 않도록 조리 방식과 안내부터 현지 기준으로 짠 거예요.
시장이 이런 설계를 받쳐줘요. 유럽 냉동식품 시장은 2026년 약 997억 달러로 커지고, 독일만 194억 달러로 5년 새 40% 늘어날 전망이에요. 냉동 즉석식품이 이미 독일 소비의 큰 축이라, 냉동 한식 간편식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넓어요. 지난 10년간 유럽으로 간 라면이 593%, 프랑스 만두류가 575% 늘어난 것도, 떡볶이 간편식과 비빔밥 밀키트가 현지 유통망에 자리 잡은 흐름 위에 있어요.
풀무원은 이 제품을 유통할 발판도 넓히고 있어요. 네덜란드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파리 시알 박람회에 아시안 누들·K간식을 선보이며 유럽 거점을 다지는 중이에요. 정리하면, 해외를 노린 냉동 간편식은 맛만 옮기는 게 아니라 조리 방식·용기·안내·포맷까지 그 시장의 문법에 맞춰 처음부터 설계하는 게 승부처예요. 자기 제품이 나갈 나라의 조리 관습과 유통 형태를 먼저 조사해 거기에 맞춘 규격으로 만들면, 매대에 오른 뒤 재작업할 일을 줄일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