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문이 열렸는데 자격을 갖추고 들어가야 하는' 한 주였어요. 한국과 중국이 식품안전 협력을 맺어 육류 성분 함유 라면이 중국에 들어갈 길이 열렸고, 원화는 1,370원대로 내려오며 수출 채산성에 물음표를 달았어요. FDA 수입 거부가 두 배 넘게 늘어 미국 통관 문턱이 높아진 소식, 한국 김이 미국 야구장 매대까지 올라간 소식, 홍콩이 구제역 수출 제한을 시군 단위로 좁혀 오늘부터 적용하는 소식도 함께 짚었어요.
이렇게까지 판을 키우는 이유는 김이 이미 반찬 칸을 벗어났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김 수출은 11억3352만 달러로 전년보다 13.7% 늘며 수산식품 1위에 올랐어요. 업계가 김을 밥반찬 재료가 아니라 글로벌 스낵 시장을 겨냥할 품목으로 보기 시작한 이유예요. 지역 통계에도 같은 방향이 찍혀요. 전남과 광주의 1~7월 농수산식품 수출은 6억7627만 달러로 10% 늘었는데 그중 김이 2억8960만 달러로 42.8%를 차지했어요. 대미 수출은 1억1935만 달러로 전통 1위 일본(1억2946만 달러)을 1000만 달러 차이까지 따라붙었고, 미국향 김은 1년 새 28.3% 뛰었어요.
시장이 커지자 매대를 잡으려는 손도 늘었어요. 오리온은 수협과 합작법인을 세워 목포에 김 스낵 공장을 짓고, 삼천리그룹은 성경식품을 약 1195억 원에 인수했어요. 대상은 인도네시아에서 마마수카 브랜드로 2030년 매출 1조4000억 원을 목표로 잡았고, 비비고 김스낵은 이미 미국 김 스낵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쥐고 있어요. 대기업이 설비와 유통을 가져가는 동안 중소 수출기업이 파고들 자리는 브랜드가 아니라 채널이에요. GIM처럼 국가·조합 단위 공동 브랜드가 먼저 카테고리를 만들어 두면, 그 뒤에 붙는 개별 기업은 '김이 뭔지' 설명하는 비용을 치르지 않고 매대에 오를 수 있어요.
단일 품목으로 해외 매대를 뚫기 어렵다면, 통합 브랜드를 쓰는 정부·조합 사업에 올라타 현지 접점을 먼저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배경은 일시적 수급이 아니라 구조 쪽이에요. 한미 금리차가 0.75%포인트로 좁아졌고, 올해 성장률 전망이 2.6%에서 3.3%로 올라갔으며,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450억 달러로 커졌어요. 반도체 기업의 달러 매도와 해외 상장 자금 유입까지 같은 방향으로 겹쳤어요. 시장에서는 연말에 1,34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요. 지난 1~2년 고환율을 전제로 짜 둔 가격표와 원가표가 통째로 흔들리는 구간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환율 전망이 아니라 우리 회사가 어느 쪽인지 계산하는 일이에요. 수입 원료비와 해외 매출을 같은 표에 놓고, 환율이 100원 움직일 때 영업이익이 얼마나 바뀌는지 한 줄로 만들어 두세요. 원료를 달러로 사서 국내에 파는 비중이 크면 지금 국면은 원가가 내려가는 시기이고, 국내에서 만들어 달러로 받는 비중이 크면 손에 쥐는 원화가 줄어드는 시기예요. 업종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달러 수입·지출 비율이 이번 환율 국면의 손익을 가르고, 그 비율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업계 전망 기사로는 대신 계산할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