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닫혀 있던 문이 여기저기 열린' 한 주였어요. 7년을 끌던 캐나다 펫푸드 검역 문이 열렸고, 영국과 미국에선 새 판로가 뚫렸어요. 라면 회사들은 이제 '누가 더 많이 파나'가 아니라 '누가 더 잘 만드나'로 싸움의 무대를 옮기고 있고요. 오늘은 이 열린 문들 사이에서 내 품목이 챙길 대목만 콕 짚어 드릴게요.
국산 펫푸드가 7년 만에 북미의 빗장을 풀었어요.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산 육류 성분이 든 펫푸드를 캐나다에 수출하는 검역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밝혔어요. 2019년 협상을 시작한 지 약 7년 만으로, 닭가슴살·소의 간·연어·명태를 원물 그대로 쓴 동결건조 간식이 처음 북미로 나가요.
문이 열린 자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에요. 글로벌 펫푸드 시장은 약 1233억 달러 규모인데, 북미가 48.9%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요. 국산 펫푸드 수출은 지난해 1억 6000만 달러를 넘겼지만 아직 일본 한 나라에 크게 쏠려 있어, 북미는 그 편중을 풀어 줄 결정적 승부처예요. 관문이 깐깐한 만큼, 한 번 넘으면 품질을 공인받는 효과도 커요.
다만 '문 통과'와 '첫 수출'은 달라요. 캐나다는 가금육은 중심온도 70도에서 3.6초 이상, 소고기는 70도에서 30분 이상 같은 열처리 기준을 요구하고, 검역관이 원료 유래·도축검사·열처리 준수를 하나하나 확인해요. 첫 자격을 얻은 업체 오션은 올해 말 첫 선적을 목표로 잡았어요. 결국 북미 프리미엄 매대의 열쇠는 브랜드가 아니라, 원료 이력과 열처리 기록을 검역 서식대로 증명해내는 '서류의 힘'이에요.
북미를 노린다면, 완제품을 먼저 만들고 인증을 붙이기보다 원료 이력·도축검사·열처리 기록을 처음부터 검역 서식에 맞춰 설계해두면 어떨까요?
K라면 수출이 이달 안에 사상 첫 10억 달러를 넘봐요. 상반기 라면 수출이 9억 3540만 달러로 27.9% 늘며 기록 경신이 코앞인데, 정작 업계는 신제품이 아니라 '공장'으로 경쟁을 옮겼어요. 오뚜기가 구미에 2000억 원을 들여 2029년까지 수출용 라면공장을 새로 짓기로 한 게 신호탄이에요.
이유는 단순해요. 해외에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제 안정적인 공급 능력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이 됐어요. 삼양식품은 지난 6월 연 8억 3000만 개 규모 밀양 2공장을 준공했고, 농심은 오는 10월 부산 녹산에 수출 전용 스마트공장을 완공해 수출용 생산능력을 연 12억 개로 끌어올려요.
증설 경쟁의 진짜 목적지는 현지 대형 매대예요. 월마트·코스트코 같은 유통망은 물량이 끊기면 매대를 내주지 않으니, 안정 공급이 곧 입점 조건이에요. 업계는 올해 라면 수출이 연 20억 달러를 넘볼 것으로 봐요. 이제 K라면의 승부는 '얼마나 매운 신제품을 내놓느냐'가 아니라, '주문이 몰려도 끊김 없이 대는 생산능력'에서 갈려요.
대형 유통망 입점을 노린다면, 신제품 개발만큼 '연중 끊기지 않는 안정 공급' 능력을 함께 갖춰 바이어에게 증명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