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이커리가 해외로 내보내는 물건이 빵에서 반죽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삼양사는 올해 2월 인천 냉동생지 2공장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생산능력을 기존의 네 배로 키웠어요. 크루아상과 페이스트리, 144겹 파이시트를 만들어 영하 31도에서 40분 만에 급속동결하는 라인이에요.
노린 건 굽는 일만 남기는 구조예요. 발효까지 끝낸 상태로 얼려 보내면 받는 쪽은 오븐만 있으면 돼요. 빵 만드는 공정의 70~95%가 사라지니 숙련된 제빵사를 새벽에 부르지 않아도 같은 품질이 나와요. 국내 냉동생지 시장은 지금 9900억 원 규모인데 5년 안에 1조3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삼양사는 점유율을 5%에서 15%로 올리겠다고 했어요.
수출은 이미 시작됐어요. 괌 호텔에 납품을 넣었고, 제빵 시장이 한국의 다섯 배인 일본을 먼저 공략하는 중이에요. 본격적인 수출은 2027년 초로 잡았어요. 완제품 빵은 유통기한과 부피 때문에 배에 싣기가 까다로운데, 반죽은 영하 상태로 컨테이너에 채워 보내면 되니 물류 계산이 완전히 달라져요.
이 판에 뛰어든 게 한 곳만은 아니에요. 신세계푸드는 1분기 냉동 샌드위치 매출이 한 해 전보다 58% 늘었고, 현대그린푸드는 같은 기간 73%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냈어요. SPC삼립도 베이커리 매출이 1분기 16% 뛰었고 냉동생지 부문은 30% 성장을 목표로 잡았어요. 고물가와 인건비가 밀어 올린 수요가 카페와 식당으로 번진 결과예요.
완제품 축도 같이 굴러가요. SPC삼립이 지난해 9월 미국 서부 코스트코 100여 곳에 넣은 치즈케이크는 초도 물량 56만 개가 3주 만에 다 팔렸고, 2차로 500만 개를 전국 300여 개 점포에 넣었어요. 파리바게뜨를 가진 SPC그룹은 텍사스 존슨카운티에 2억800만 달러를 넣어 2027년 1단계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어요.
국내 생산 기반도 같이 커지는 중이에요. SPC삼립은 올해 11월까지 1030억 원을 들여 청주 공장의 베이커리 설비를 늘리고 있어요. 정리하면 K-베이커리의 수출 무기는 두 갈래예요. 브랜드가 이미 알려진 시장에는 현지 공장을 세워 완제품을 굽고, 아직 매장이 없는 시장에는 얼린 반죽을 보내 남의 오븐을 빌리는 방식이에요. 공장을 지을 돈이 없는 회사라면 뒤쪽이 훨씬 빠른 길이에요. 완제품 규격서 대신 반죽 규격서, 즉 두께와 겹 수, 해동 조건과 굽는 온도를 문서로 정리해두는 것부터가 첫걸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