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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매대를 노리는 식품이라면 원재료를 몰래 바꾸는 쪽 대신, 유제품·곡물 함량을 라벨에 정확히 적어 두는 쪽으로 승부해보면 어떨까요? 품질을 슬쩍 낮추는 현지 제품들 옆에서 성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제품이 오히려 눈에 띄어요. 대신 23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은 굵은 글씨 표기를 놓치면 안 돼요.
데일리 · 2026-07-28
식품 기타

호주에서 아이스크림 이름이 바뀌었어요, 우유가 10% 밑으로 줄어서예요

호주에서 아이스크림 이름이 바뀌었어요, 우유가 10% 밑으로 줄어서예요
사진: Pexels

호주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의 이름이 조용히 바뀌고 있어요. 콜스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우유 함량이 10% 밑으로 떨어지면서 '바닐라 맛 냉동 디저트'로 이름을 바꿔 달았고, 네슬레 스마티즈는 코코아와 유고형분 비율을 낮추면서 '초콜릿' 대신 '초코'라는 표기로 슬쩍 넘어갔어요. 값과 용량은 그대로 두고 맛과 품질만 낮추는 이 방식을 업계는 '스킴플레이션'이라 불러요.

피해가는 품목이 없어요. 피자 치즈와 그래놀라, 요거트, 소시지, 파스타 소스, 토마토 통조림까지 값싼 대체 원료와 증점제·식물성 기름 비중을 늘린 사례가 잇따라 나왔어요. 제조사는 성분을 바꿔도 소비자에게 알릴 의무가 없고, 소비자경쟁위원회(ACCC)도 과장광고는 단속하지만 원재료 대체 자체는 규제 대상이 아니에요.

이 틈이 좁혀지지 않는 이유는 유통 구조에도 있어요. 호주 그로서리 시장은 울워스 37.1%, 콜스 29%로 두 회사가 67%를 쥔 전형적인 듀오폴리예요. ACCC 스스로도 이 구조를 단기간에 풀 방법이 없다고 인정했을 정도라, 소비자가 불만을 가져도 갈아탈 대형 유통망이 마땅치 않아요.

성분은 느슨해도 표시는 오히려 촘촘해지는 중이에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쉬운 영어로, 굵은 글씨로 적게 하는 평이한 영어 알레르기 표시제(PEAL)가 지난 2월 25일부로 유예 없이 전면 시행됐어요. 밀·대두·참깨·달걀을 포함한 23개 항목이 대상이고, 표시가 빠지면 매대에서 즉시 회수되고 통관도 막혀요. 원재료를 무엇으로 바꾸든 상관없는 나라에서, 알레르기 표시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깐깐하게 보는 셈이에요.

한국 식품에는 오히려 기회로 읽혀요. 검역 협상이 풀리며 포도는 전 품종이, 배는 전남 영암 단지가 새로 더해져 7개 수출단지에서 호주로 나가고 있고, 상반기 케이푸드 수출도 70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찍었어요. 성분을 몰래 낮추는 경쟁자들 옆에서, 유제품·곡물 함량을 정직하게 적은 라벨 하나가 오히려 차별점이 될 수 있는 시장이에요.

지금 호주행 라벨을 준비 중이라면 순서가 있어요. PEAL의 굵은 글씨 표기와 필수 표기명부터 맞추고, 그 위에 자사 제품의 실제 유제품·곡물 함량을 숨기지 않고 적는 쪽으로 문구를 짜보면 어떨까요? 품질을 낮추는 현지 관행 옆에서 신뢰로 자리를 잡는 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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