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회사들의 2분기 실적표에서 유럽 매출이 유독 눈에 띄어요. 농심·삼양식품·오리온·CJ제일제당의 2분기 실적을 미리 짚은 분석을 보면, 농심의 해외 매출은 313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9% 늘었는데 그중 유럽 수출만 329% 급증했어요. 북미(12%)나 중국(15%), 일본(10%) 성장세와 비교해도 자릿수부터 달라요.
삼양식품도 해외 실적이 좋았어요. 같은 분기 면류 수출액이 3억3000만 달러로 22% 늘었는데, 원달러 환율이 평균 1502원으로 7% 오른 효과까지 겹쳤어요. 미국에서는 크로거와 타겟 매대에서 물량이 계속 늘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에요.
농심의 유럽 숫자를 뜯어보면 확장 속도가 보여요. 이미 자리 잡은 영국·독일·네덜란드에 이어, 유럽 법인 매출이 2분기에만 400억 원을 넘어 지난해보다 172.3% 뛰면서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새 매장 입점이 함께 진행 중이에요. 한 나라씩 늘리던 속도가 이번 분기부터 눈에 띄게 빨라졌어요.
그런데 이 세 나라는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영양점수(Nutri-Score) 표시를 공식 채택한 7개국 가운데 프랑스와 스페인이 들어 있고, 표시는 자율이지만 매대에서 A부터 E까지 색깔로 바로 비교돼요. 2023년 말 시행된 알고리즘 개정으로 나트륨과 당류에 매기는 감점 구간이 촘촘해졌는데, 라면처럼 나트륨이 높은 품목은 그만큼 등급이 낮게 나오기 쉬워요.
강제 표시는 아니라 안 붙일 수도 있지만, 현지 소비자는 이미 그 등급에 익숙해요. 등급을 아예 안 붙이면 '뭔가 숨기는 제품'으로 보이기 쉽고, 붙였다가 D·E 등급이 나오면 그것대로 매대에서 손해예요. 두 상황 모두를 대비하려면 저나트륨 라인을 별도로 준비하거나, 매장 진열 단계에서 영양 성분을 다른 방식으로 강조하는 문구를 함께 준비해두는 게 안전해요.
지금 유럽 신규 매대를 준비하는 회사라면 순서가 있어요.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처럼 이제 막 여는 나라부터 영양점수 등급을 미리 계산해보고, 필요하면 저염 버전을 그 시장 전용으로 따로 준비하는 쪽이 나중에 라벨을 통째로 바꾸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끝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