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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미국에 수출 중이라면 제품 자체 말고 그 제품이 등장하는 장면을 만드는 쪽에도 예산을 떼어보면 어떨까요? 요즘 미국 소비자는 매대보다 화면에서 먼저 라면을 만나요.
데일리 · 2026-09-01
라면·면류

신라면 40주년 마케팅은 라면이 아니라 캐릭터가 맡아요

신라면 40주년 마케팅은 라면이 아니라 캐릭터가 맡아요
사진: 농심

농심의 미국 마케팅 무게중심이 라면 봉지에서 화면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지난달 말 신라면 40주년을 맞아 내놓은 브랜드 캐릭터 '신(SHIN)'을 앞세운 콘텐츠 전개가 잇따라 전해졌어요.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포함한 현지 맞춤형 마케팅이 함께 언급됐어요.

이 전개를 굴릴 조직도 이미 만들어져 있어요. 농심은 미국 자회사 농심홀딩스아메리카를 통해 콘텐츠 합작법인 NM STUDIOS를 세웠어요. 지분 50%, 출자금 30억8000만 원이고, 라면을 파는 게 아니라 신 캐릭터를 활용한 IP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회사예요. 40년짜리 브랜드를 제품이 아니라 캐릭터와 이야기로 다시 포장하겠다는 판단이에요.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어요. 농심은 2025년 10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케이팝 데몬 헌터즈와 협업한 대형 디지털 빌보드 광고를 띄웠어요. 라면 맛이나 가격을 내세우는 광고가 아니라 캐릭터가 등장하는 콘텐츠형 광고였어요. 이번 조직 신설은 이런 작업을 일회성이 아니라 상시 체제로 돌리겠다는 뜻이에요.

경쟁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삼양식품은 자회사 삼양애니를 통해 불닭 브랜드 캐릭터 페포(Pepo)를 내세운 IP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요. 피규어와 키링, 쿠션 같은 굿즈를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고 공식 캐릭터 사이트도 열었어요.

숫자를 보면 왜 콘텐츠에 돈을 쓰는지가 보여요. 농심 상반기 미국 매출은 287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6% 늘었어요. 미국에서 공장 2곳을 돌리고 있으니 만드는 힘은 갖춰진 셈이고, 이제는 더 많은 소비자가 제품을 떠올리게 만드는 일이 남은 거예요. 매대에 놓는 것만으로는 속도가 안 나니 화면을 채우는 쪽으로 판을 넓히는 거예요.

👉 중소 수출기업도 콘텐츠 합작법인을 세울 순 없지만, 현지 크리에이터와 함께 제품이 등장하는 짧은 영상 한 편을 만드는 건 해볼 만해요. 미국 소비자가 매대에서 제품을 집어 드는 순간은 화면에서 한 번 본 뒤가 훨씬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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