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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면 국내 히트작을 그대로 옮기기 전에, 현지에서 바꿔야 할 원료를 한 줄씩 적어보면 어떨까요? 요즘 큰 회사들이 돈을 쓰는 자리가 바로 거기예요.
데일리 · 2026-08-26
라면·면류

라면 3사 가운데 한 곳만 연구비를 두 배로 늘렸어요

라면 3사 가운데 한 곳만 연구비를 두 배로 늘렸어요
사진: Pexels

반기보고서에서 연구개발비만 따로 떼어 보면 라면 회사들이 갈렸어요.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에 126억3000만 원을 연구개발비로 집행했어요. 전년 같은 기간 57억7000만 원과 견주면 118.9% 늘어난 금액이고, 농심과 오뚜기는 제자리걸음이었어요.

돈이 늘었다는 사실보다 어디로 갔는지가 중요해요. 삼양식품은 지난 3월 네덜란드 바헤닝언 인근에 유럽 연구개발 오피스를 열었어요. 1월에 에데 지역에서 임시 사무실과 연구실로 먼저 시작한 뒤, 시설이 마무리되면서 자리를 옮긴 형태예요.

연구소가 잡은 과제도 봉지면 그 자체가 아니에요. 같은 자료를 보면 식물성 원료 기반 식품과 기능성 식품, 새로운 식품 기술이 연구 주제로 올라 있어요. 연구 인력은 7명에서 12~15명까지 늘릴 계획이고, 2024년 8월에 세운 암스테르담 유럽 법인에서 차로 한 시간 반 거리에 있어요.

왜 유럽에 연구 거점을 뒀는지는 매출이 설명해줘요. 삼양식품 상반기 유럽 매출은 806억 원으로 61% 늘었어요. 미주 2036억 원, 중국 1810억 원과 견주면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증가율은 세 권역 가운데 가장 높아요.

같은 기간 다른 회사들이 쓴 돈은 주로 공장으로 갔어요. 오뚜기는 경북 구미에 2000억 원을 들여 수출용 라면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고, 캘리포니아에 북미 첫 공장을 세우는 일도 함께 추진하고 있어요.

농심은 제품보다 먹는 방식을 현지에 맞추는 쪽에 힘을 실었어요. 뉴욕 한식당 아토보이와 함께 신라면 면을 구워 만든 팬케이크를 내놨고, 뉴욕한국문화원과는 한국식 피시방을 본뜬 공간을 열었어요. 제품은 그대로 두고 먹는 장면을 바꾸는 방식이에요.

정리하면 수출이 커진 회사들은 지금 세 갈래로 돈을 나눠 쓰고 있어요. 생산능력, 현지 연구, 먹는 경험이에요. 중소 수출기업이 세 갈래를 다 잡을 수는 없으니 순서를 이렇게 잡아요. 첫째, 지금 팔고 있는 제품에서 현지 규제에 걸리는 원료부터 목록으로 뽑아요. 육류 성분과 동물성 유지, 특정 색소처럼 나라마다 갈리는 항목이 먼저예요. 둘째, 대체 원료를 찾을 때 현지 연구기관이나 대학 쪽 시험 데이터를 함께 확보해요. 바이어가 요구하는 건 바뀐 맛이 아니라 바뀐 근거예요. 셋째, 제품을 고치기 전에 그 시장 매출이 지금 얼마나 빨리 크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요. 삼양식품이 유럽에 연구소를 낸 것도 매출 규모가 아니라 증가율을 보고 내린 결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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