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가 냉동칸에서 집어드는 건 새로 나온 맛이 아니었어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주문 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국 아이스크림 주문의 21%가 바닐라, 8%가 초콜릿이었고, 바닐라는 50개 주와 워싱턴DC 전부에서 1위였어요. 신제품이 쏟아져도 결국 익숙한 쪽으로 손이 간다는 뜻이에요.
그렇다고 매대가 굳어 있는 건 아니에요. 같은 자료에서 바닐라 비중은 2024년 27%에서 지난해 21%로 6%포인트 내려갔고 쿠키도우가 6위에서 3위로 올라섰어요. 지역별로도 남부는 버터피칸, 뉴잉글랜드는 커피처럼 취향이 갈려요.
한국 아이스크림은 지금 이 매대로 들어가는 중이에요. 관세청 기준으로 지난해 한국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1억 1874만 달러로 처음 1억 달러를 넘었어요. 북미에서는 메로나가 대표 주자로 자리를 잡았어요.
실적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여요. 롯데웰푸드는 2분기 영업이익이 647억 원으로 89.5% 늘었는데, 빙과 부문이 힘을 보태고 미국과 중국, 필리핀, 대만으로 수출을 넓히는 중이라고 밝혔어요. 상반기 K-푸드 수출 70억 5000만 달러에서도 아이스크림이 주요 성장 품목으로 꼽혔어요.
다만 냉동칸은 비용이 많이 붙는 자리예요. 빙과는 얼어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해서 콜드체인과 물류비 부담이 크고, 그래서 현지 생산과 현지 유통망 확보가 함께 따라와요. 롯데웰푸드의 빙과 수출액은 2023년 232억 원에서 지난해 291억 원으로 늘었어요.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안방이 줄어서예요. 국내 빙과 소매시장은 2015년 2조 1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4100억 원으로 10년 새 약 30% 작아졌어요. 빙그레는 30여 개국에 메로나를 내보내고 있고, 지난 4월 해태아이스크림 합병을 마무리해 유통망을 합쳤어요.
규제도 함께 따라붙고 있어요. 러시아는 반제품과 냉동제품 전자표시 대상에 아이스크림을 새로 넣고 2027년 3월 1일 의무화를 예고했어요. 냉동 디저트가 팔리는 시장이 늘어나는 만큼 표시와 이력 요구도 같이 늘어나요.
정리하면 미국 냉동칸 공략의 출발점은 맛 이름이 아니라 맛 자리예요. 바닐라와 초콜릿, 쿠키도우처럼 이미 팔리는 자리를 바탕으로 잡고, 차이는 쫀득한 식감이나 막대와 모나카 같은 형태에서 내는 편이 진입 확률이 높아요. 낯선 한국 이름을 전면에 세우면 매대에서 설명할 시간이 없어서, 앞면에는 익숙한 맛 이름을 크게 적고 브랜드는 그 아래에 두는 구성이 안전해요. 그리고 첫 물량을 넣기 전에 유통 파트너의 냉동창고 온도 기록과 배송 구간을 확인해두는 게 좋아요. 냉동은 한 번 녹으면 반품이 아니라 거래가 끊기는 품목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