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식품 가격을 유통 전 구간에서 들여다보는 법을 만들었어요. 러시아 하원은 지난달 22일 이 법을 통과시켰고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에요. 생산자와 수입업자부터 소매 판매까지 각 단계의 값을 기록해 급격한 인상을 찾아내는 구조예요.
무엇을 보는지가 구체적이에요. 같은 자료에 따르면 연방국세청에서 판매자와 공급자, 판매량, 매출, 가격 정보를 받아요. 대상은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할 때 쓰는 23개 주요 식품으로 육류와 가금류, 생선, 유제품, 곡물, 유지류, 설탕, 소금, 차, 밀가루, 빵, 파스타, 채소가 들어가요.
원래도 가격을 누르는 장치는 있었어요. 지난달 29일 정리된 자료를 보면 정부령 530호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식품 24개 품목을 정해두고, 계절 요인이 아닌 이유로 60일 동안 값이 10% 넘게 오르면 정부가 최고 소매가격을 정할 수 있어요. 2010년에 만들어져 지난해 2월까지 다섯 차례 손봤어요.
또 하나의 축은 경쟁당국이에요. 같은 자료에 따르면 연방반독점청이 값을 상시로 살피면서 정부령 662호에 근거해 공급업체에 자발적 인하를 권고할 수 있고, 따르지 않으면 과징금을 매길 수 있어요. 행정으로 가격을 정하는 길과 협상으로 낮추는 길이 함께 놓인 셈이에요.
업계는 반기지 않아요. 같은 자료를 보면 영업비밀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지난해 12월 이후 식품 물가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어 지금 이 제도가 꼭 필요하냐는 반문도 함께 나왔어요.
한국 제품이 곧바로 목록에 오르지는 않아요. 다만 시장 자체는 이미 커졌어요. 지난해 대러시아 한국 식품 수출은 3억 63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고, 라면은 4600만 달러로 75.4% 늘었어요. 음료도 23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월 모스크바 식품박람회 한국관에서는 1600만 달러 규모 상담이 나왔어요.
값을 보면 우리 제품이 어디에 서 있는지 알 수 있어요. 한국 라면은 봉지당 120루블에서 290루블 사이인데 러시아 브랜드는 30루블에서 80루블이에요. 값이 몇 배인데도 수요가 늘고 있어서, 싼 간식이 아니라 한 끼 식사로 자리를 옮기는 중이에요.
기록을 요구하는 제도도 함께 촘촘해져요. 러시아는 유통 추적 시스템에서 소매 판매 정보 갱신 주기를 2주에서 1영업일로 줄이는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요. 제조사와 수입업자가 볼 수 있는 정보에 생산 배치번호와 유통기한, 판매 매장 주소까지 들어가요.
정리하면 러시아에서 값을 정하는 방식이 바뀌는 중이에요. 지금까지는 수입상에게 넘기고 나면 그 뒤 가격은 우리 손을 떠난 문제였는데, 2027년부터는 그 구간의 숫자가 전부 남아요. 우리 제품이 목록 밖이라도 유통 파트너가 목록 품목을 함께 취급하면 같은 서류 흐름 안에 들어가요. 그래서 계약서에 현지 판매가의 상한이나 하한을 어떻게 정할지, 가격을 바꿀 때 우리와 상의하는지를 지금 문구로 넣어두면 좋아요. 값이 몇 배 비싼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할인으로 버티기보다 한 끼 식사라는 쓰임새를 앞세운 포장과 조리법으로 값어치를 설명하는 편이 유리해요. 유통기한과 배치번호를 매대 단위까지 대는 요구가 늘고 있으니, 수출 로트와 현지 판매 기록을 이어붙일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두면 안전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