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다음 수출 품목으로 과자가 자주 거론되는데, 실제로 크게 자란 쪽은 수출이 아니라 현지 생산이에요. 오리온의 감자 스낵은 지난해 매출 8740억 원을 냈고 그중 73%가 해외에서 나왔으며, 해마다 9%씩 크는 흐름이 이어지면 곧 1조 원을 넘어서요.
어디서 나온 매출인지가 핵심이에요. 감자 스낵은 중국 법인 매출의 41%를 차지하고, 스윙칩은 1분기에 초코파이를 제치고 중국 법인 2위 브랜드에 올랐으며, 베트남에서는 포카칩이 2017년 이후 1위를 지키고 있어요. 한국에서 만들어 실어 보낸 물량이 아니라 현지에서 만들어 판 실적이에요.
제품도 그대로 내보내지 않았어요. 중국에서는 마늘버터와 타코 같은 맛을, 베트남에서는 현지 취향에 맞춘 맛을 따로 개발했고, 베트남 상반기 매출은 2677억 원으로 15.9% 늘었어요. 이름도 나라마다 달라서 포카칩은 베트남에서 오스타로 팔려요.
수출 통계 자체는 물론 좋아요. 올해 상반기 과자 수출액은 3억 5403만 달러로 11.4% 늘었고, 이 추세면 연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7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에요.
반대로 수출만으로 붙었을 때의 숫자도 나와 있어요. 농심은 지난해 스낵 수출이 304억 원에 그쳤고 스낵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6.2%였어요. 같은 회사의 라면 수출 2280억 원과는 자릿수가 다른 규모예요.
원인은 맛이 아니라 부피에 있어요. 농심 스낵은 23개 브랜드로 약 70개국에 나가고 바나나킥 수출은 지난해 70% 가까이 늘었지만, 부피 대비 단가가 낮아 물류비 부담이 크고 해외 생산기지는 중국 심양 공장 한 곳뿐이에요. 메론킥이 미국 월마트와 코스트코, 아마존에 들어갔는데도 총액이 크게 늘지 못한 배경이에요.
그래서 공장이 먼저 움직이고 있어요. 오리온은 1300억 원을 들여 하노이 옌퐁공장 신공장동을 올해 안에 완공하고 쌀 스낵 라인을 늘릴 계획이고, 베트남을 인도네시아와 태국, 미얀마로 나가는 수출 거점으로 쓰겠다고 밝혔어요.
목표도 이미 그 방향으로 잡혀 있어요. 농심은 2030년 연매출 7조 3000억 원에 해외 비중 61%를 걸었는데, 지난해 매출 구성은 라면 85.1%에 스낵 13.9%였어요. 스낵으로 그 빈칸을 채우려면 지금 방식으로는 계산이 맞지 않아요.
정리하면 과자 수출의 갈림길은 맛이 아니라 부피예요. 같은 컨테이너에 실어도 봉지 과자는 라면보다 훨씬 많은 공간을 차지해서, 운임이 오르면 이익이 먼저 없어져요. 그러니 지금 계산해볼 숫자는 세 가지예요. 우리 제품의 부피당 단가, 목표 시장까지의 운임이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그 비중이 몇 퍼센트를 넘어서면 현지 위탁생산이 더 싸지는지예요. 세 번째 숫자가 나오면 공장을 직접 지을지 남의 라인을 빌릴지는 그다음에 정하면 되고, 그 전까지는 매대를 늘리는 일보다 이 계산이 먼저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