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의 광천농협이 지난달 30일 농협 식품가공사업소에서 원초김 일본 첫 수출 선적식을 열었어요. 전국 지역농협 가운데 김을 직접 만들고 파는 곳은 이곳뿐이에요.
받는 쪽이 눈에 띄어요. 이 물량은 일본의 대형 초밥 체인 스시잔마이로 들어가요. 광천농협은 올해 3월 일본 식품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상담을 시작했고, 농협경제지주의 수출현장 서포터즈 지원을 받아 첫 계약을 마무리했어요.
주목할 대목은 무엇을 보냈느냐예요. 조미김이 아니라 조미도 굽지도 않은 마른김을 그대로 보냈어요. 같은 자료에서 조미김으로 내보내면 가공과 포장 비용 탓에 생산원가가 높아 이익이 얇아지는데, 원초김은 생산원가를 줄이면서 이익률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시장 자체는 이미 커질 대로 커졌어요. 지난해 김 수출액은 약 11억 3000만 달러로 1조 5000억 원에 이르렀고, 정부는 2030년까지 해마다 1억 8000만 속 넘게 안정적으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어요. 한 속은 마른김 1000장이에요.
일본은 그 안에서도 문턱이 따로 있는 시장이에요. 일본은 김에 수입할당 제도를 두고 물량을 정해왔고, 2006년 협상에서 한국산 물량을 향후 10년간 1200만 속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2004년의 240만 속보다 다섯 배로 커졌어요. 물량이 정해져 있는 시장이라 같은 할당 안에서 무엇을 담아 보내느냐가 그대로 수익이 돼요.
값을 매기는 방식도 달라요. 일본은 마른김 상태에서 감별사가 단백질 함량과 빛깔 같은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고 그 등급에 따른 값으로 사들이는데, 우리는 원초 상태로 경매에 넘겨 경매사의 경험과 주관적 판단에 기대는 구조예요. 같은 김이라도 등급이 붙은 채로 넘어가면 값을 다투기가 수월해져요.
그래서 이번 선적은 판로 하나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등급으로 값을 매기는 시장에 마른김을 그대로 밀어 넣었다는 건 우리 원초의 품질을 상대 기준으로 검증받겠다는 뜻이에요. 광천농협은 일본 판매를 넓히면서 러시아 같은 다른 시장도 함께 살펴보고 있어요.
정리하면 이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하나예요. 우리 품목에서 가공 단계를 하나 더 올리는 일이 정말 이익을 키우는지, 아니면 포장비와 인건비만 늘리는지를 숫자로 확인해보면 돼요. 계산은 간단해요. 완제품으로 팔 때의 판매가에서 가공비와 포장비, 그 공정에서 생기는 손실률을 빼고, 반가공 상태로 팔 때의 판매가와 나란히 두면 돼요. 반가공 쪽이 남는다면 다음 과제는 품질을 증명할 방법인데, 상대국이 등급제를 쓰는 시장이라면 그 나라 기준에 맞춘 성분 분석표를 미리 붙여 보내는 편이 상담을 앞당겨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