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포도가 필리핀으로 나갈 길이 열렸어요. 2007년 시작된 검역 협상이 지난해 11월 25일 최종 타결되면서, 18년 만에 문이 열렸어요. 이번 타결로 필리핀에 보낼 수 있는 한국 농산물은 포도와 사과, 배, 감, 양파, 감귤, 파프리카, 딸기까지 여덟 품목이 됐어요.
조건은 가볍지 않아요. 과수원과 선과장을 등록하고, 병해충 예찰을 강화하며, 식물검역증명서에 특기사항을 적는 요건이 함께 붙었어요. 필리핀 검사관이 국내 농가와 시설을 직접 둘러본 뒤 정해진 조건이에요.
협상이 끝났다고 바로 배가 뜨지는 않아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필리핀 수출용 포도는 검역요령 고시 제정이 끝나고 수출단지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이에요. 등록을 마친 단지에서 나온 물량만 나갈 수 있어서, 협상 타결과 첫 선적 사이에 이 시간이 반드시 들어가요.
그 사이에 매대 반응을 먼저 확인했어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마닐라 국제식품박람회에 통합한국관을 운영해 수출 상담 952만 달러, 현장 계약과 양해각서 90만 달러를 기록했어요. 8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약 5만 명이 다녀간 필리핀 최대 식품 박람회예요.
한국관에는 수출기업 12개사가 나갔어요. 음료와 과자, 김에 더해 냉동 간편식과 영유아식품을 함께 내놨고, 사전 매칭된 필리핀 바이어 70개사와 1대1 상담을 진행했어요. 초도 수출을 앞둔 포도는 신선식품 전문 바이어를 대상으로 별도 시식 공간을 두고 상담했어요.
시장 성적표도 나쁘지 않아요. 필리핀은 올해 상반기 한국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이 1억 4968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3% 늘어 아세안에서 베트남 다음가는 시장이에요. 라면이 3990만 달러로 43.1% 뛰었고 과자류는 1219만 달러, 음료는 1132만 달러였어요.
포도 자체도 물량이 늘고 있어요. 2023년 3376톤, 2024년 4789톤, 2025년 10월까지 5014톤으로 대만과 미국을 중심으로 커졌어요. 신선식품으로 새 나라를 뚫으려는 회사라면 순서를 기억해둘 만해요. 검역 협상 타결은 출발선이고, 그다음이 고시 제정과 수출단지 등록, 그리고 박람회에서 확인하는 첫 바이어 반응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