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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이 든 냉동 제품으로 북미나 유럽을 두드리고 있다면 원료표를 갈아엎는 선택지도 나란히 검토해보면 어떨까요? 통관을 막는 게 맛이 아니라 성분표일 때가 많아요.
데일리 · 2026-08-25
냉동·간편식

캐나다 매대에 오른 메로나에는 우유가 안 들어가요

캐나다 매대에 오른 메로나에는 우유가 안 들어가요
사진: Pexels

같은 이름을 단 제품인데 캐나다로 가는 것에는 우유가 빠져 있어요. 코트라 밴쿠버무역관이 8월 24일 정리한 자료를 보면 빙그레 메로나는 캐나다 수요와 통관에 대응하려고 식물성 원료를 쓴 수출 전용 제품을 따로 내놨어요. 지금 월마트와 로블로스 같은 주요 유통망에서 팔려요.

성분을 바꾼 이유는 취향이 아니라 규정이에요. 유럽은 유제품 검역 기준이 까다로워 우유 성분이 든 아이스크림 수출이 쉽지 않아요. 빙그레는 우유 성분을 빼고 식물성 원료로 질감과 풍미를 다시 만든 제품으로 그 문턱을 넘었고, 지금은 3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해요.

바꿔 붙인 시점은 3년 전이에요. 2023년부터 네덜란드와 독일, 영국, 프랑스로 식물성 메로나 수출을 시작했고, 캐나다에는 원래 제품 대신 이 제품이 들어갔어요. 지난해 12월에는 멜론맛과 망고맛, 코코넛맛이 프랑스 까르푸에 들어가면서 현지 대형 유통망 매대까지 올라갔어요.

성분을 손대지 않아도 되는 시장에서는 이미 규모를 만들어 뒀어요. 메로나의 미국 매출은 2018년 70억원에서 2022년 270억원으로 네 배가 됐고, 미국 안에서 한국산 아이스크림 시장의 약 70%를 차지해요. 규정이 다른 시장마다 다른 제품을 붙였다는 뜻이에요.

이 전환이 수출 전체를 밀어 올린 흔적은 통계에 남아 있어요. 관세청 집계로 지난해 아이스크림과 빙과류 수출은 1억1872만 달러로 처음 1억 달러를 넘었어요. 2021년 7242만 달러에서 64% 늘어난 값이에요. 같은 자료에서 유럽연합 수출은 2020년 18만2700달러에서 지난해 345만 달러로 약 19배가 됐어요.

들어간 시장 자체도 넓어지고 있어요. 코트라 자료를 보면 올해 캐나다 식물성 아이스크림 소매시장은 약 7480만 캐나다달러로 8% 늘어날 전망이에요. 판매량은 올해 390만 리터에서 2031년 490만 리터로 25.6% 늘 것으로 봤어요. 전체 아이스크림 시장이 해마다 3% 남짓 크는 것과 견주면 이 칸만 빠르게 넓어져요.

한국산이 차지한 자리도 작지 않아요. 같은 자료에서 캐나다의 아이스크림 수입은 지난해 5880만 캐나다달러로 30.2% 늘었고, 한국산은 1058만에서 1500만 캐나다달러로 41.7% 늘어 수입 아이스크림 시장의 25.5%를 차지했어요. 미국산 다음 자리예요.

현지 대형 브랜드도 같은 칸으로 들어왔어요. 벤앤제리스는 귀리를 쓴 비건 제품을 냈고, 하겐다즈는 귀리와 완두단백, 코코넛오일을 섞은 냉동 디저트 세 종을 냈어요. 매그넘도 코코넛오일과 완두단백으로 비건 바를 만들어요. 코트라가 만난 밴쿠버 매장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비건과 과일맛 신제품 출시가 크게 늘었다고 했어요.

올해 1분기 아이스크림 수출은 3120만 달러로 18.0% 늘었어요. 그래서 유제품이 든 냉동 제품을 들고 북미나 유럽 문을 두드릴 때는 순서를 이렇게 바꿔요. 첫째, 바이어를 찾기 전에 그 나라가 유제품에 요구하는 검역과 원산지 조건부터 확인해 우리 배합으로 통관이 되는지 판정해요. 둘째, 막힌다면 값을 깎는 대신 탈지분유와 유크림을 귀리나 코코넛오일, 완두단백으로 바꾼 수출 전용 규격을 따로 만들어요. 국내 제품과 같은 이름을 쓰되 배합표는 두 벌로 관리하는 방식이에요. 셋째, 비건이라는 말을 앞세우기보다 원래 제품과 같은 질감과 맛이라는 점을 시식으로 증명해요. 캐나다에서 이 칸을 넓힌 힘은 비건 표시가 아니라 유제품과 비슷한 식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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