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식품 이력 기록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어요. 지난 3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카이스트 오토아이디랩 부산혁신연구소장은 미국 식품의약국이 2028년 7월부터 식품 이력추적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수산물을 수출하려면 이력추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기한이 미뤄진 규정이라 방심하기 쉬워요. 이 규정의 준수 기한은 원래 2026년 1월 20일이었다가 30개월 미뤄져 2028년 7월 20일이 됐고, 연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의 임시 예산법으로 확정됐어요. 같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소비를 목적으로 대상 식품을 제조하거나 가공하고 포장하거나 보관하는 해외 업체도 적용 대상이에요.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도 이미 정해져 있어요. 수확과 냉각, 최초 포장, 수산물의 최초 육상 수령, 출하, 수령, 변형까지 일곱 개 지점마다 이력추적 로트코드와 수량, 장소, 날짜를 남겨야 하고, 목록에는 어류와 갑각류, 연체동물이 들어가 있어요. 우리가 실제로 하는 공정에 해당하는 지점만 기록하면 돼요.
부담이 되는 건 형식이에요. 기록은 2년 동안 보관해야 하고 식품의약국이 요청하면 24시간 안에 전자 형식으로, 정렬이 가능한 상태로 제출해야 해요. 서류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하루 안에 뽑아낼 수 있느냐가 기준이에요.
국내에서도 준비가 시작됐어요. 지난달 16일 카이스트와 부산대, 글로벌수산물이력추적협의체, 해양관리협의회와 수산양식관리협의회 한국사무소, 오션아웃컴즈, 데이터스피라 등 일곱 개 기관이 수산물 디지털 여권 실증사업 협약을 맺었어요. 실증 대상은 원양 횟감용 참치와 김, 미역 그리고 관련 가공품이에요.
이 표준이 담는 정보는 꽤 구체적이에요. 같은 자료를 보면 어획과 양식의 장소와 시기, 가공과 운송 과정, 제품 식별정보를 하나로 이어요. 미국의 유통업체와 바이어는 수입 참치에 이미 이 국제표준에 맞춘 이력정보를 요구하고 있어요.
부산 실증에서 고른 품목이 우리 수출 구조를 그대로 보여줘요. 김과 참치, 굴, 어묵처럼 수출 비중이 큰 품목을 대상으로 삼았고, 정부는 직접 관리하기보다 모은 데이터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공유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제안도 함께 나왔어요.
정책 방향도 같은 곳을 보고 있어요. 해양수산부는 하반기 과제로 김 규격의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고 수출용 김의 이름을 지엠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혔어요. 규격과 이름을 정리하는 일과 이력을 전자로 남기는 일은 결국 같은 서류철에서 만나요.
그래서 지금 할 일은 시스템 도입이 아니라 점검이에요. 우리 공장에서 원료가 들어온 날짜와 로트, 어느 완제품으로 나갔는지가 지금 한 화면에서 이어지는지부터 확인해보면 돼요. 종이 장부나 각자 쓰는 표 계산 파일로 흩어져 있으면 24시간 안에 정렬해 내는 건 어려워요. 다음으로는 우리 제품이 목록에 오른 품목을 그 형태 그대로 담고 있는지 따져보면 되는데, 가공 과정에서 형태가 완전히 바뀌면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어서 판단은 품목별로 갈려요. 2028년은 멀어 보이지만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규정보다 먼저 요구하는 사례가 이미 나오고 있어서, 바이어가 물어볼 때 답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두는 편이 안전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