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지난 5년은 라면 회사들의 재무제표에도 흔적을 남겼어요. 지난 6일 삼양식품과 농심, 오뚜기 세 회사의 2021년 1분기와 2026년 1분기 재무제표를 견준 분석이 나왔는데, 매출은 셋 다 커졌지만 그 돈을 어디서 끌어왔는지는 회사마다 달랐어요.
가장 크게 움직인 건 삼양식품이에요. 부채총계가 2256억 원에서 9815억 원으로 네 배 넘게 불었어요. 그런데 자본총계도 3547억 원에서 1조4055억 원으로 함께 커진 덕에 부채비율은 63.6%에서 69.8%로 6.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어요. 빚만 늘린 게 아니라 벌어들인 돈으로 자본을 같이 키웠다는 뜻이에요.
그럴 만한 이유는 실적에 있어요. 삼양식품은 지난해 식품업계에서 처음으로 9억 불 수출탑을 받았고, 지금 한국 라면 수출의 60% 이상을 담당해요. 2021년 6420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조3517억 원이 됐고,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올랐어요. 1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82%예요.
농심은 거의 자리를 지켰어요. 부채가 7399억 원에서 1조804억 원으로 46% 늘고 자본이 2조785억 원에서 2조9229억 원으로 40.6% 늘어, 부채비율은 35.5%에서 36.9%로 1.5%포인트만 움직였어요. 셋 중 재무 구조를 가장 덜 바꾼 회사예요.
오뚜기는 방향이 반대였어요. 부채가 35.9% 느는 동안 자본이 53.5% 늘면서 부채비율이 75.2%에서 66.6%로 8.6%포인트 내려갔어요. 셋 가운데 유일하게 재무 안정성이 좋아진 흐름이에요.
투자는 이제 시작이에요. 오뚜기라면은 지난달 경북 구미2국가산업단지에 2000억 원을 넣어 수출용 라면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어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진행하고 120명을 새로 뽑아요. 여유가 생긴 곳간이 다음 공장으로 이어지는 모양새예요.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어요. 상반기 라면 수출은 9억3540만 달러로 27.9% 늘었고, 연간 10억 달러를 넘는 시점이 지난해 9월 초에서 올해는 7월 중으로 한 달 이상 앞당겨질 전망이에요.
2분기 성적표에서도 갈림길이 보여요. 증권가는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을 약 7500억 원, 영업이익을 1700억 원 후반대로 봤고, 농심과 롯데웰푸드는 실적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어요. 반면 CJ제일제당은 곡물과 포장재 값이 올라 원가 부담이 이어졌어요.
중소 수출기업이 가져갈 대목은 어느 쪽이 옳았느냐가 아니라 순서예요. 삼양식품은 이익률을 22%까지 끌어올린 뒤에 빚을 네 배로 늘렸고, 오뚜기는 자본을 먼저 키운 뒤에 2000억 원짜리 공장을 결정했어요. 바이어 물량이 늘어난다고 설비부터 잡으면 부채비율이 먼저 튀어 오르고, 그 숫자는 다음 거래처가 신용 평가를 할 때 그대로 읽혀요. 물량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 그 물량이 만들어줄 이익률부터 계산해두는 편이 안전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