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회사들이 해외에서 버는 돈이 새 단계로 올라섰어요. 농심과 삼양식품, 팔도, 오뚜기를 합친 라면 해외매출은 2023년 2조 6073억 원에서 지난해 4조 1200억 원으로 늘었어요. 지난 29일 정리된 집계는 올해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봤어요.
통관 기준 수출액과는 다른 숫자예요.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은 9억 3540만 달러로 27.9% 늘었어요. 해외매출에는 여기에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 현지에서 판 물량까지 함께 들어가요.
회사별로 보면 무게중심이 이미 밖으로 옮겨갔어요. 농심은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66%로, 2030년 목표로 잡았던 60%를 먼저 넘겼어요. 해외 매출은 2018년 31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150억 원이 됐어요.
이 성장이 어디를 파고들었는지는 상대편 진단에서 드러나요. 일본 1위 업체 닛신식품은 미국 사업을 두고 주요 판매처 매대 진열이 줄어 판매량이 감소했고 한국 제품의 대두로 프리미엄 경쟁이 격화됐다고 밝혔어요.
숫자로도 확인돼요. 닛신은 미주 사업의 상반기 코어영업이익이 51% 줄고 판매량도 10% 넘게 빠졌다며 연간 전망을 낮췄어요. 매출은 7920억 엔, 코어영업이익은 685억 엔으로 다시 잡았어요.
시장이 줄어서 생긴 일이 아니에요. 미국 즉석라면 소매 판매량은 2016년 약 28만 톤에서 지난해 약 52만 톤으로 늘었어요. 커지는 매대 안에서 누가 그 칸을 쥐는지가 바뀐 셈이에요.
지역별 흐름을 보면 다음 무대가 보여요. 올해 상반기 K-푸드 수출은 북미가 11.0%, 유럽연합과 영국이 17.9% 늘었어요. 미국에서 벌어진 자리바꿈이 유럽에서도 같은 순서로 이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준비할 건 물량이 아니라 진열이에요. 매대 한 칸을 얻으려면 유통사가 요구하는 회전율과 연간 프로모션 계획을 먼저 맞춰야 하고, 프리미엄 가격대를 지키려면 맛의 차별점이 포장 앞면에서 바로 읽혀야 해요. 컨테이너를 늘리는 일과 매대를 얻는 일은 서로 다른 준비를 요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