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면서도 빚이 줄어드는 기업은 드물어요. 농심이 올해 상반기 유·무형자산 취득에 1207억 원을 쏟아부었는데, 이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0.1% 늘어난 거예요. 부산 녹산에 짓고 있는 수출전용 라면 공장 때문인데, 6월 말 건설중인자산은 2195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0% 불어났어요. 반년 사이에만 1316억 원이 공사 현장으로 간 셈이에요.
그런데 재무는 오히려 가벼워졌어요.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3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7% 늘었고, 잉여현금흐름도 1105억 원이에요. 라면 수출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1267억 원(+31.7%)으로 증가한 덕분이에요. 이 현금으로 금융기관 차입금 170억 원을 갚으면서 금융부채가 275억 원(-34.7%)으로 줄었고, 부채비율은 36.9%까지 내려왔어요.
녹산공장이 10월 말 시가동에 들어가면 라면 3개 라인에서 연간 5억 개를 만들 수 있어요. 기존 부산·구미 공장과 합치면 수출용 라면 생산능력이 연간 12억 개로 지금의 두 배가 되는데, 프로젝트 총투자액은 2043억 원 규모로 알려져 있어요. 이 물량이 겨냥하는 시장은 미국·중국에 집중됐던 기존 거점이 아니라 유럽, 중남미, 서남아시아예요. 실제로 올해 2분기 유럽 라면 수출액은 4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8.6% 늘었고, 한 증권사는 올해 유럽 수출이 1800억 원 안팎, 내년엔 2000억 원을 넘어설 걸로 내다봤어요. 공장 하나로 수출 지도를 새로 그리겠다는 계산이에요.
경쟁사도 같은 시기에 캐파를 늘려요. 삼양식품은 내년 중국 신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어요. 라면 수출 경쟁이 생산능력 싸움으로 옮겨가는 셈이에요.
👉 라면 수출 중소기업이라면, 녹산공장 가동 뒤에 늘어나는 물량이 신규 시장(유럽·중남미)에 어떤 가격 경쟁 압력을 만들지 미리 점검해보는 게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