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라면 시장에서 한국 회사 한 곳이 조용히 자리를 굳혔어요. 팔도의 현지 법인 팔도비나가 2025년 매출 1399억 원에 순이익률 16.3%를 냈다는 분석이 11일 나왔어요. 1인당 라면 소비가 연 81봉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장이에요.
제품 설계는 현지 관습을 정면으로 거슬렀어요. 베트남 라면은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리는 방식이 기본인데, 코레노는 4분 동안 끓여 먹는 한국식 면으로 나왔어요. 소고기와 새우, 버섯, 닭고기, 해물 맛을 갖추고 매운맛 단계를 나눈 제품까지 붙였어요.
숫자는 계단을 밟았어요. 팔도비나 매출은 2022년 600억 원대에서 2024년 약 1169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이듬해 1399억 원까지 올라갔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 20년이 걸렸어요. 팔도는 2006년 베트남에 법인을 세우고 2012년 북부 푸토성에 공장을 지었어요. 2024년에는 남부 떠이닌성에 라면과 음료를 함께 만드는 2공장을 완공했어요.
이제 공장 두 곳은 수출 기지 역할까지 맡아요. 합친 생산 능력은 연 7억 봉이고 캄보디아와 싱가포르, 대만, 미국, 독일 등 10개국 넘게 나가요. 북부 공장 물량은 대만과 중국,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로도 실려요.
팔도 안에서 베트남의 위치도 분명해요. 2025년 해외 법인 매출은 러시아 6328억 원, 중국 269억 원이었어요. 러시아를 컵라면으로 키웠다면 베트남은 봉지면과 현지 생산으로 따라가는 구조예요.
시장 자체도 지금 달아올라 있어요. 8월 6일부터 사흘간 호치민에서 열린 식음료 박람회 한국관에서는 26개 기업이 3538만 달러 규모 상담을 했고, 현지 바이어 146명이 1대1 상담에 들어왔어요. 떡볶이와 라면, 유자차, 홍삼이 함께 올라갔어요.
다만 문턱이 하나 새로 생겼어요.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7월 17일부터 수입식품 국가검사 대상 목록을 새 고시로 바꿨어요. 전분 가공품 묶음에 면류가 들어가는 1902번대 코드가 포함돼 있고, 이번 개정으로 코드가 8자리까지 쪼개졌어요.
여기서 읽을 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현지 생산이 관세와 물류만 줄이는 장치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공장이 서면 그 나라가 주변국으로 나가는 출발점이 되고, 라면 라인 옆에 음료 설비를 얹는 식으로 품목도 넓어져요.
다른 하나는 조리 방식이 곧 제품 사양이라는 점이에요. 물을 붓는 시장에 냄비 면을 넣으려면 면 굵기와 익는 시간, 봉지 뒷면의 조리 안내까지 다시 짜야 해요. 코레노가 4분을 고른 것도 맛이 아니라 그 나라 부엌을 보고 정한 숫자예요.
그래서 지금 할 일은 순서가 정해져 있어요. 목표 시장의 조리 습관을 먼저 조사하고, 거기에 맞춰 면 사양과 조리 시간을 확정해요. 완제품 수출로 시작한다면 우리 품목의 8자리 코드가 베트남 국가검사 목록에 있는지 고시 부속서로 직접 대조해요. 현지 생산까지 간다면 첫 공장을 내수용으로만 잡지 말고 주변국 수출 허가와 라벨 언어를 처음부터 계획에 넣어두는 편이 좋아요.











